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꾼들의 마음은 급해집니다. 본격적인 한파가 몰아닥치는 12월이 오기 전, 바다낚시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기 때문이죠.
저 역시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어 지난 2025년 11월 30일, 인천 남항유어선부두로 향했습니다.
내년 봄까지 기다리기엔 너무 아쉬워 떠난 이번 출조. 결과는 어땠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손맛 제대로 봤다!" 입니다.
새벽의 설렘부터 묵직한 조과, 그리고 입안 가득 퍼지는 자연산 우럭 회의 맛까지. 인천 남항 종일 배낚시의 모든 것을 상세하게 풀어보겠습니다.
1. 새벽 3시 30분의 전쟁, 주차 꿀팁
배낚시의 시작은 뭐니 뭐니 해도 '주차'입니다. 남항유어선부두는 워낙 인기 있는 포인트라 주차 전쟁이 치열하기로 유명하죠.
저는 나름대로 서두른다고 새벽 3시 30분에 도착했습니다. '이 정도면 여유 있겠지?'라고 생각했던 건 저만의 착각이었습니다.

도착해 보니 이미 부두 내 주차장은 만차 상태였습니다. 틈새 하나 없이 꽉 들어찬 차들을 보며 잠시 당황했지만, 다행히 부두 밖 도로변에 빈자리를 찾아 주차할 수 있었습니다.
이날 저처럼 갓길에 주차하신 분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끝도 없이 늘어선 차량 행렬을 보며 낚시 열기를 실감했네요.
💡 주차 Tip
- 시간: 주말이나 성수기(9~11월)에는 새벽 3시 이전 도착을 추천합니다. 3시 30분도 늦을 수 있습니다.
- 대안: 마음 편하게 인근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짐을 내리고 운전자만 이동하면 되니까요.
- 도로 주차: 부득이하게 도로변에 주차할 경우, 통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최대한 밀착해서 주차하세요.
2. 여명 전의 출항, 설레는 기다림
배 승선은 새벽 4시부터 가능했습니다. 짐을 챙겨 배에 오르니 차가운 바닷바람이 볼을 스치지만, 낚시꾼에게는 이 바람조차 상쾌하게 느껴집니다.

저희가 탄 배뿐만 아니라 주변의 다른 배들도 환하게 불을 밝히고 출항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두운 바다 위로 배들의 집어등이 하나둘 켜지는 모습은 언제 봐도 장관입니다.
실제 출항은 5시가 조금 넘어서 이루어졌습니다. 약속이라도 한 듯 주변 배들이 동시에 엔진 소리를 높이며 바다로 나가는 모습에 가슴이 웅장해지더군요.
"오늘 제발 대물 하나만!" 모든 조사님들의 마음이 다 같았을 겁니다. 포인트로 이동하는 동안 선실에서 잠시 눈을 붙이며 체력을 비축했습니다.
3. 거친 바닥을 공략하라! 낚시 포인트와 채비
동이 트고 배가 포인트에 도착했습니다. 이날 선장님은 침선(좌초된 배)과 어초(인공 낚시터) 위주로 배를 대주셨습니다.
우럭은 돌 틈이나 장애물 사이에 숨어 있는 습성이 있어서, 이런 거친 바닥 지형이 최고의 포인트가 됩니다.
하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큽니다. 바로 '밑걸림'이죠.
"삑-!" 하는 신호음과 함께 채비를 내리면 바닥을 찍는 느낌이 듭니다. 고패질을 하며 우럭을 유혹하는데, 바닥이 험하다 보니 채비 손실이 상당했습니다.
봉돌이 돌에 끼이거나 바늘이 어초에 걸려 끊어지는 일이 다반사였죠.
🎣 낚시 비용 및 채비 정보
- 장비 대여: 낚싯대가 없어도 걱정 없습니다. 1인당 1만 원이면 낚싯대와 기본 채비 3세트를 빌릴 수 있습니다.
- 미끼: 지렁이와 오징어를 사용했습니다. 각각 5천 원씩 구매했습니다. 우럭은 오징어도 잘 물지만, 활성도가 낮을 땐 지렁이 반응이 더 좋을 때도 있어 두 가지 다 챙기는 게 국룰입니다.
- 총 추가 비용: 2인 기준 장비 대여(2만) + 미끼(1만) = 총 3만 원
저희는 밑걸림 때문에 채비를 꽤 많이 써먹었지만, 그만큼 우럭들이 숨어 있는 '핫스팟'을 제대로 공략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4. 짜릿한 손맛, 둘이서 15마리!
낚시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툭툭" 하는 예신이 왔습니다. 성급하게 채지 않고 기다리니 낚싯대가 "우당탕" 하며 쳐박힙니다.

올라오는 내내 꾹꾹 처박는 우럭 특유의 손맛! 씨알 좋은 우럭들이 줄줄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침선 포인트에서의 입질은 정말 시원시원했습니다. 넣으면 나온다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활성도가 좋았죠.
이날 저희 둘의 최종 조과는 작은 녀석들 포함해서 총 15마리 이상!
11월 말이라 수온이 떨어져서 걱정했는데,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습니다. 사이즈 좋은 녀석들도 꽤 섞여 있어서 쿨러가 묵직해지는 기쁨을 맛봤습니다.

펄떡거리는 우럭들을 물칸에 채워 넣고 물을 틀어주니 싱싱하게 살아 움직입니다. 이 맛에 배낚시를 끊을 수가 없습니다.
5. 배 위에서 즐기는 선상 회 파티
오전 낚시를 열심히 하다 보니 배가 출출해질 즈음, 잡은 고기 중 중간 사이즈 2마리를 골라 이모님께 가져갔습니다.
배낚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죠. 바로 '무료 회 서비스'입니다.
배에서 잡은 고기를 바로 회 떠서 먹는 건, 횟집에서 먹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입니다. 비용은 공짜! (물론 잡아야 먹을 수 있습니다. ㅎㅎ)

투박한 스티로폼 접시에 담긴 회지만, 그 맛은 일품입니다. 방금 바다에서 건져 올린 우럭의 살은 탱글탱글하다 못해 아삭거리는 식감까지 느껴집니다.
초장에 듬뿍 찍어 입에 넣으면, 바다 내음과 함께 달큰한 살 맛이 퍼집니다.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먹는 회 한 점, 그리고 믹스커피 한 잔의 여유. 이것이야말로 힐링 그 자체입니다.
6. 입항 후 마무리, 포장까지 완벽하게
오후 낚시까지 마치고 다시 남항부두로 돌아왔습니다. 종일 배낚시는 체력 소모가 크지만, 가득 찬 쿨러를 보면 피로가 싹 가십니다.
잡은 고기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큰 놈들은 회로, 작은 놈들은 매운탕용으로 손질하기로 했습니다.
부두 근처에는 잡은 고기를 손질해 주는 곳들이 있습니다. 전문가의 손길로 순식간에 처리가 되죠.

- 횟감 포장: 큼직한 우럭 2마리는 회로 포장했습니다.
- 구이/매운탕용: 작은 우럭 10마리 정도는 매운탕 거리로 손질했습니다.
손질 비용은 각각 5천 원씩, 총 1만 원이 들었습니다. 집에서 비늘 치고 내장 빼는 수고를 생각하면 정말 저렴한 비용입니다. 집에 가서는 씻어서 넣기만 하면 되니까요.

집에 돌아와 뽀얀 속살의 우럭 회와 얼큰한 우럭 매운탕으로 저녁상을 차리니, 하루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직접 잡아서 그런지 가족들도 더 맛있게 먹어주더군요.
7. 마무리
이번 11월 30일 출조는 '2025년의 마지막 바다낚시'였습니다.
선장님 말씀으로는 12월부터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면 수온이 급격히 떨어져서 조과가 현저히 떨어진다고 합니다. 우럭들이 더 깊은 곳으로 숨거나 입을 닫아버리기 때문이죠.
그래서 "오늘이 아니면 내년 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마음으로 낚싯대를 던졌는데, 다행히 용왕님이 풍성한 선물을 주셨네요.
이제 겨울 동안은 장비를 정비하고, 낚시 영상을 보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야겠습니다.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내년 3~4월이 되면, 다시 이곳 남항으로 달려와 우럭들을 만날 생각입니다.
혹시 12월 출조를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날씨와 물때를 정말 잘 보고 가셔야 합니다. 하지만 추위를 이겨낼 열정만 있다면, 겨울 바다도 나름의 매력이 있겠죠?
하지만 저는 내년 봄을 기약하며 이번 시즌을 기분 좋게 마무리합니다. 여러분도 안전하고 즐거운 낚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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